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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게 하려면
글쓴이 : 담임목사 날짜 : 2013-09-21 (토) 23:58 조회 : 955


지난 주간 조국에서는 추석을 맞아 전 국민의 대이동이 있었습니다.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풍성한 추수의 기쁨을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명절이었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이처럼 좋은 민족의 전통을 잊고 사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매번 가르쳐주곤 하지만 제대로 기억할리 만무합니다. 저도 어릴 적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송편을 빚고, 뒷산에서 솔잎을 따다 찜통에 넣고 기다리던 추억이 차츰 희미해져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매년 절기를 지키라고 하셨지 싶습니다. 베풀어주신 은혜를 잊지 말라고 말입니다. 대표적인 절기가 유월절(Passover)이었지요. 출애굽 당시 애굽의 모든 초태생을 죽이셨지만, 문설주에 피를 바른 이스라엘 백성들의 장자는 죽음을 면하게 하셨던 것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급하게 애굽을 탈출했기 때문에 누룩 없는 빵을 먹었다 해서 무교절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다른 절기로는 초막절 또는 장막절이 있는데, 광야에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일종의 추수감사절로 지켰던 절기입니다. 백성들은 칠일동안 초막을 지어 거주하며 광야의 교훈을 잊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지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자녀들은 조상들이 광야에서 겪었던 일들을 체험하며 하나님 경외하는 법을 배웠던 것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배낭을 메고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배낭의 짐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으로 살아가는 법도 배웠습니다. 산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젓가락을 만들어 밥을 먹어도 행복하기만 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정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점점 편한 것만 찾게 되더군요. 몸은 편해졌지만, 그 때처럼 소중한 추억을 자녀들에게 만들어줄 기회는 놓친 것 같습니다.

맘 같아서는 우리 교회도 들로 나가 텐트를 치고, 불을 피워 밥도 해먹으며 광야를 맛보는 기회가 매년 있으면 좋겠다 싶기는 합니다. 너무도 풍족한 삶에 익숙해져, 작은 것에 감사하던 아름다운 유산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말입니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텐트 칠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감사가 자손들에게 이어지도록 아름다운 믿음의 전통을 만들어가는 일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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